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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뉴스후플러스) 박용수 기자 = 오는 4·15 총선이 한달 여 앞둔 가운데 미래통합당 지역구 공천을 진두지휘해 온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오늘(13일) 사퇴했다.

 

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공관위원장을 맡으면서 "죽으러 왔다"고 했던 것처럼 공천 끝자락에 불거진 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떠안고 '화살받이'를 자처한 것이다.

 

김 위원장은 "이제 마무리 작업이 남았는데, 지금이 중요한 시점도 되고, 아무래도 내가 떠나는 게 맞겠다 (생각했다)"며 "모든 (비난) 화살을 나한테 쏟으라"고 말했다.

 

공관위는 강남병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전략 공천했는데, 김 대표의 최근 행적을 둘러싸고 '친문(친문재인) 행보'를 보였다는 논란이 제기됐다.

 

페이스북을 중심으로 김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라는 소문이 확산했다.

 

김 대표가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에게 받았던 선물을 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게시 글 등이 입길에 오른 것이다.

 

미래통합당 신보라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"우리 당이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에 분노하며, 공정과 정의를 외치며 '조국 사퇴'를 부르짖던 지난해 9월 어떤 청년(김 대표)은 문 대통령이 보낸 추석 선물을 받고 감사하다는 페북 글을 올렸다"고 그를 공개 저격했다.

 

강남 지역 당원들과 보수성향 유튜버 등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항의도 거세게 빗발쳤다.

 

김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 열어 "(공관위 결정 후) SNS에서 하루 사이에 제가 '문빠'(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)가 돼 있더라.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"라고 진화를 시도했지만,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김 위원장은 그의 기자회견 직후 사퇴를 발표했다. 

 

동시에 김 대표의 강남병 공천도 철회하겠다고 밝혔다.  

 

김 위원장은 '김미균 대표의 해명에도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'라는 기자들의 질문에 "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안 되는 것"이라고 답했다.  

 

나아가 "김미균 후보 같은 원석 같은 분의 공천을 부득이 철회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적·도의적으로 도리가 아니라고 생각해서 제가 사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"고 했다.  

 

김 위원장의 사퇴 소식에 김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 "저는 괜찮은데 우리나라는 괜찮지 않다고 생각한다. 하나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, 이념으로 나누는, 성별로 나누는, 연령으로 나누는, 지금 우리는 괜찮지 않은 것 같다"며 "김 위원장님, 사퇴 안 하셨으면 좋겠다"고 밝혔다.

 

김 대표의 '바람'과 달리 김 위원장이 사퇴하게 된 데는 최근 그의 작품(공천)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 나오면서 '사천'(私薦), '막천'(막장 공천) 비난이 나온 것과도 무관치 않아 보인다. 

 

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 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공관위원장직을 이어받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"전혀 아니다"라고 선을 그었고, 김종인 전 대표가 문제를 제기한 강남갑·을 공천의 번복 가능성에도 "전혀 없다"고 잘라 말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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